아... 어서오세요.(그는 이제 내게 익숙해진 눈치다.
구태여 더 말은 하지 않지만, 서점에 있는 한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또 오셨군요.
...찾으시는 책이 없다면 천천히 읽어보고 결정하셔도 괜찮습니다.(직원이 어딘가를 가리킨다.
그가 가리키는 곳에는 네 명이 겨우 들어갈 크기의 테이블이 두 개 놓여 있다. 서점에 난 낡은 창문 안으로 햇살이 내리쬐어 테이블 위로 격자무늬를 남긴다. 책 읽기 좋아보이는 장소다.)(햇빛이 이멘마하의 흰 벽돌 사이를 가르고 들어와 작은 서점 안을 비춘다. 서점 안에는 밀레시안으로 보이는 직원이 한 명. 아르바이트생인 걸까...)...어서오세요. 찾으시는 책이 있습니까?아니면 도와드릴 일이라도.(날카로운 인상의 직원은 예의바른 태도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서점 안의 직원과 종종 눈이 마주친다.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면, 그는 얼핏 무관심하게 느껴지는 태도로 할 일을 계속한다...)
이 귀 말입니까?... ... ... ...그럴 일이 조금, 있었습니다.(더는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눈치다.)...사실은... (한숨을 내쉰다.)창피하지 않게 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그 애가 먼저 그래달라고 한 적은 없지만.그래도 같은 걸 달고 다니면 조금은 나을 테니까...
민망함 정도는 참아보려고 하는 중입니다.
어차피 밀레시안들은 다들 신기한 걸 많이 착용하더군요.(덤덤하게 말하는 것 치고는 귀가 조금 발갛다.)...사실은 여전히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기분입니다.이곳의 생물들이나 물리현상은 이치에 맞지 않고... ...글쎄요.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네요.혼자서는 아니고.스스로가 함께 이야기하기 좋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자주 들러주셔서 기쁩니다.손님이 많았다면 이렇게 대화하기도 힘들었겠죠.다음엔 좋아하시는 커피라도 들여놓겠습니다.
(서점 문이 열리고 밀레시안으로 보이는 소년이 들어온다. 아는 사람인지, 직원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린다.)...(대화하는 그들의 사이로 따스한 공기가 맴돌고 있다.)소문이라. 잘 모르겠네요... 원래도 가십에 그리 밝던 편은 아니라.여기 오기 전 말입니다....아,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가 생소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못 했군요.
제 잘못입니다.이 이야기는 이만 하는 게 좋겠습니다.(밀레시안으로 보이는 소년이 테이블에 앉아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잔에 커피 스푼이 부딪히는 소리나 종이 넘기는 소리만 나던 서점이 어쩐지 활기를 얻은 느낌이다.)...그런 게 아니라고 했잖아.(...두 사람의 억양은 조금 고조되어 있다. 싸우는 걸까?)(많은 대화가 지나간다...)(결국은 직원이 진 것 같다...)
...이 주제에 관해서는 해드릴 말이 없군요.
저 말고 다른 사람을 찾아가보시는 게 좋겠습니다.광장의 네일 씨가 작곡을 가르쳐준다고 들었는데, 그쪽은 어떻습니까?커피 내리는 방법 정도야 알지만,
손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네요.밀레시안들은 이런 것도 '요리 스킬'의 곁다리로 곧잘 하는 것 같으니...무언가 가르쳐드릴 만한 게 떠오르면 알려드리죠.
일을 구하고 계십니까?
...한 번 여쭤봐드리겠습니다.
글쎄...이곳에 와서 배운 게 그리 많지 않네요.목숨을 빼앗기 위한 기술을 배우거나, 그런 일로 '잘 한다'는 소리를 듣는 게 거북해서 말입니다.
...다른 분들의 노고엔 감사합니다만.이멘 마하에도 승단 시설이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무언가 배우고 싶으시다면 티르코네일로 가시는 게 좋습니다.
그곳에 학교가 있거든요.막상 저는 다녀본 적 없지만... 손님에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소에 말입니까? ...보시는 것처럼 여기서 아르바이트 중입니다.
조금 더 고정 고용에 가까운 형태지만요.(그것 이상 말해줄 생각은 없어보인다.)이곳 말고도 여러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이유 말입니까? ...글쎄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불편해서 일까요.... 경제 활동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여긴 정말 풍족한 곳입니다.길거리에 널린 게 음식이죠.
우유, 사과, 열매...
'포워르'란 걸 잡으면 가끔 고기 조각이 떨어지기도 하고.그래서 더욱 이질적이게 느껴지는 때가 있습니다.손님은 이멘 마하에 사십니까?그렇군요.
...언젠가 길거리에서 마주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이멘 마하는 살기 좋은 곳입니다.
무엇보다 풍경이 고요하고... (조금 망설인다.)사람이 적죠....던바튼에 비해서는.그런 것치고는 꽤 자주 들러주시는 군요.
번거로울텐데... 저로선 감사한 일이죠.
아. ...그 녀석. (무표정했던 얼굴에 얼핏 미소가 스친다.)동거인입니다. 서점은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가끔만 들르지만....아. 보셨군요.그럴 만한 일이 좀 있었습니다.
싸운 건 아니고, 사소한 의견차이가 조금 있어서...책 읽는 데 방해되셨겠군요. 죄송합니다.어찌 됐든 같이 사는 사람이니까요.
많은 도움을 받고 있기도 하고...저로선 고마운 친구입니다.
(이 주제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